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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스폐셜을 보면서 "저 분들을 이번 독일 월드컵에 보내드리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다.

 

지난 2002년 월드컵은 분명 우리에게 4강이란 엄청난 성적과 축구강국이라는 명예를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이번 월드컵에 그것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감도 주었다. 그러기에 이번 월드컵은 한국에게 단순한 월드컵이 아닌 셈이다. 공이 굴러가기에 승패는 갈리고, 반드시 16강에 올라가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늘 뛰어난 실력을 보여주었던 다른 참가국과는 분명 다른 위치이다.

 

국내의 모든 이점을 가질 수 없는 해외에서의 한국축구에, 그리고 그 어느 때보다 뛰어난 실력을 가졌다고 평가되는 한국축구에, 그 시작을 알렸던 분들을 보내드리면 어떨까.

 

방송을 보면서 엄청난 점수차로 진 것보다는 1954년이라는 시대가 계속 눈에 들어왔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가슴에 품은지 10년도 안되는 상황,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나라의 40살에 가까운 나이로 타국에서 뛰었고, 이제 2010년 월드컵을 기약할 수 없는 나이에 이른 그 분들을 말이다.

 

쇼프로그램도 해외에서 자주 촬영하는 방송국이나, 월드컵티켓으로 마케팅에 열 올리는 기업들이 조금만 나서면 될 것도 같은데 말이다.

 





참가 선수단
단장
김윤기
감독
김용식
선수
GK
홍덕영, 함흥철
FB
박규정, 이종갑, 박재승
HB
이상의, 김지성, 강창기, 한창화, 민병대, 주영광
FW
이수남, 박일갑, 정남식, 최정민, 성낙운, 정국진, 최영근,
이기주, 우상권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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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코드'에 국내영화가 밀린다고 말한다. 물론 여기에 빠지지않고 등장하는 것이 스크린쿼터제. 하지만 아무리 봐도 그것과는 무관하다. 관객들의 호기심, 그리고 이미 엄청난 판매량을 자랑한 소설이 있기에, 예상된 일이였을 뿐이다.그 와중에서도 200만명을 돌파한 '사생결단'은 예고편과 대략의 내용 그리고 출연진만 살펴봐도 일단 구미가 당기는 영화다.

 

'사생결단'은 어둡다. 어두운 세상의 어두운 사람들을 그리다보니 밝은 대낮 씬이 나와도 어둡게 보인다. 아니 도리어 밝은 분위기는 영화와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선글라스는 어둠속 사내들이 밝은 빛을 피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보인다.

 

마약을 파는 자와 그 파는 자를 잡는 자. 그 사이에 거래가 이뤄진다. 그 거래가 참 통쾌하다. 겉으로는 그 둘의 거래는 영화속에서 단 두 사람의 거래로 보였지만, 사회에서 무수히 일어나는 조직간, 사람간의 부도덕한 거래를 그대로 옮겨놓고 관객에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쾌하다. 그 장면을 그렇게 직접적으로 와닿게 보여주는 것이 통쾌했다. 그리고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했다.

 

영화를 보고나서 나오는 길에 어느 한 여자관객이 친구에게 말했다 "마약은 끔찍할 것 같아. 추자현 몸에 벌레 기어가는 것 봐. 그런 느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 끔찍해"

 

틀렸다. 마약은 달콤하다. 달콤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찾는 것이다. 그보다 더 고달픈, 더 끔찍한 느낌으로 살아가는 현실을 도피하기 위해 찾는 마약은 그 어느 것보다 달콤하다. 마약에 빠진 추자현은 슬픔 몸으로나 살지만, 마약을 팔며 현실에 존재한 사람들은 죽게된다.

 

누군가 말했다. '사생결단'이라는 제목을 참 잘 지었다고. 아마 그 영화를 보고 그 제목이 정말 잘 지어졌다고 생각한다면, 그도 지금 살아가는 것이 '사생결단'의 의지를 은연중에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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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피습 사건에 대해서 노사모와 박사모의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노사모내 일부 여당 지지자들은 인터넷상에서 "속 시원하다" "자작극이다"라는 어이없는 발언들을 내놓고 있다. 의혹은 있을지언정 증거가 없으면 말하지 말아야 한다. 한 나라의 야당 대표이기전에, 한 사람이 타인으로부터 테러를 당했다면 우선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한다. 지나가던 개가 차에 치어도, 안타까워하는 것이 사람의 심정이다. 그런데 악담부터 시작한다면 그 누가 좋게 볼까.

 

2002년 노사모는 아름다웠다. 선거를 축제로 승화시켰고, 이후에도 몇몇 말들이 많았지만 나름대로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노무현대통령이 결정되고, 민주당사 앞에서 노란색 지지자들이 기차놀이를 하며 환호하던 모습은 그 이전에 보기 힘들었고, 그 이후 정치지지자들의 교본으로 남게 되었다. 그런 노사모가 지금은 길을 잃은 듯 싶다.

 

박사모.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피습을 당했으니 분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 이상의 행동은 도리어 박근혜대표의 입장을 난처하게 만들뿐이다. 일부 언론에서 보니 노혜경 노사모대표의 딸주소가 공개되는 등 사이버 테러 조짐이 보인다고 한다. 또 이번 사태 배후에는 무조건 '친북좌파'가 있다고 주장하거나, 특정지역을 거론하는 등의 지역감정 조장의 기미까지 보이고 있다.  극히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번 사태는 분명 피해자인 박대표에게는 위로의 말을 전할 상황이고, 가해자인 지씨 등은 조사받고 처벌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추측과 어설픈 단정 그리고 온갖 루머로 오로지 상대를 죽이고자 하는 심리에 이를 이용하려는 일부 지지자들의 모습이다.

 

노사모나 박사모나 이 나라가 잘 되기를 바란 마음에, 당신들이 옳다고 생각되는 정치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꼭 상대를 죽여야만 가능하다면, 차라리 지지의 뜻을 접고 조용히 있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이 든다.

 

-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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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기가 순수해야하다는 말이 있다. 그냥 그 안에서 지적 자양분을 맛봐야 한다는 말이란다. 솔직히 책을  읽는데 '순수'와 '불순'의 정의를 내리는 것은 웃기는 일이지만, 난 <태백산맥>을 시대와 다르게 정말 '불순'한 의도로 처음 읽기 시작했다.

 

과거 모신문사에서 전국 독후감대회를 개최했는데, 당시 제시된 책중에서 왠지 <태백산맥>을 읽고 써내면 어느정도의 가산이 있을 줄 알았다. 10권에 이르는 대하소설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하는데 설마 그냥 넘기겠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 결과적으로 떨어졌다. 그 후 대학 4년때 다시 심심풀이로 가볍게 읽은 <맞아죽을 각오로 하고 쓴 한국, 한국인 비판>으로 상을 받게 된 어처구니없는 일이 생겼다.

 

 

<누구나 홀로 선 나무>(조정래)┃글의 무게를 배우다.

난 개인적으로 글에 대한 욕심이 많은 편이다. 다른 사람의 잘 쓴 글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질투심도 갖는다. 내 스스로 아직 한참 모자름을 알면서도 주제넘게 이곳저곳 글을 쓰며 다닌다. 대학

www.neocross.net

 

사진은 조정래 등단 50주년 기념판으로 2020년에 나온 책이다.

 

아무튼 그렇게 읽기 시작한 <태백산맥>은 대하소설의 재미와 우리 말의 아기자기함의 깊은 맛을 알게 해주었다. 더구나가 슬픈 역사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새기는 계기까지 마련하게 되었다. 막연히 알고있던 조정래라는 작가에 대해서도 새삼 다시 알게되었다. 물론 여기에는 시대적인 배경도 있다.

 

 

내가 <태백산맥>을 읽을 즈음인 당시에는 연세대 한총련사태가 있었고, 갑자기 대학가의 운동권에 대한 통제가 극심해질때였다. 또한 1994년에 조정래 선생이 고소당해 한창 수사중에 있어서 <태백산맥>이 일종의 '잠재적 불온서적'이었다. 불순한 동기와 지적피폐함 그리고 사회적인 주목성을 지닌 책에 대한 호기심이 동시발동해서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게 되었다. - 물론 시작은 앞서 말한대로 불순했다.

 

<삼국지>가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처세를 알려주는 책이라면 태백산맥은 한국인으로 살아감에 있어 뿌리찾는 방법과 역사에 대한 반성하는 태도를 어떻게 갖는지를 알려주는 듯 하다. 내가 빌려 읽어서 현재 소장하고 있지 않아 아마도 이 '책 말하기'에는 언제 올릴지 모르지만, 만일 <태백산맥>을 읽는 사람이 있다면, 아리랑과 한강도 같이 읽었으면 한다.

 

<지금은 양장형으로 다시 나온 것으로 안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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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젊은 기자들은 정보를 장악해서 사실에 접근하는 고통스런 훈련을 기피한 채 너도나도 멋쟁이 문장가로 변신해가고 있다.....당대의 사실을 풍문으로 방치하는 것은 기자의 죄악이고 당대의 풍문을 과거의 비화로 팔아먹는 것은 기자의 더욱 큰 죄악이다. 우리는 비화 없고 풍문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그것이 내가 안느 정희상 기자의 꿈이다" - 김훈-

 

진지함을 잃어버린 세상이라고들 말한다. 난 언제나 그 몫을 언론의 직무유기에서 찾는다. 제대로 돌아가는 세상을 위해 바뀌어야 되는 부분을 처절하게 파헤쳐야 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세상에 흔치 않다.

 

검찰과 경찰은 사실을 가지고 논하는 사람들이지, 진실을 정립하고 세상에 알리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은 법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들이지, 억울함과 슬픔을 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어쩌면 글쟁이들이 - 기자, 소설가 등 - 바로 이 몫을 해야 하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몫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그 일에서 고개를 돌리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그 고개를 돌린 문제에 접근하는 한 기자의 수첩속 이야기다.

 

'대한민국의 함정' 속 이야기는 6개다. 김훈중위 의문사 사건, 56년만에 울리는 문경주민 양민 학살 사건, 김형욱 전 중정부장을 죽였다고 밝힌 특수 공작원 천보산의 암살 고백, 히로시마 피폭 2세 김형률씨의 삶과 죽음, 양심선언 현준희씨의 10년 투쟁 기록, 그리고 친일파 후손의 조상땅  찾기 과정..하나의 현대사를 그대로 써내려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단순히 내용만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어쩌면 이 스토리를 통해 저자인 정희상 시사저널기자는 후배기자들에게 그리고 기자가 되려는 이들에게 반성을 요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자는 기록하는 자다. 더불어 그 기록은 진실해야 한다. 서문에서 소설가 김훈 (그도 기자출신이다)이 썼듯이 지금의 기자들은 문장가다.  그러나 사실을 꾸며내는 문장가일 뿐이다. 사실이 곧 진실은 아니다. 진실은 세상을 울리고 변화를 시킨다. 그러나 사실은 그냥 사실일 뿐이다. 교통사고가 났다면 기자는 그 안에서 이야기를 끄집어 내고, 사후를 정립해야 한다. 그 과정은 지리하고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경찰서를 들어가면 사건기록 장부가 있다. 아침에 서울에 있는 경찰서를 돌며 사건을 챙기는 수많은 기자들이 그 장부를 보고, 혹은 담당 형사들의 이야기를 듣고 기사를 쓴다. 일명 사건사고 스트레이트 기사다. 수많은 기자들이 여기서 기사의 마침표를 찍는다. 왜? 를 실종시킨다.

 

사람들은 말한다. "사건이 터지면 나오는 수많은 분석기사들도 있다. 그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미 터진 사건은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대부분 밝혀진다. 또한 옳은 것인지 아닌지를 따지지않고 세상의 흐름에 맡겨 그안에서 '꺼리'를 찾으려는 기자의 시각은 한계가 존재한다.

 

어두운 곳. 그러기에 가슴 아픈 곳. 그러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곳으로 가야하는 기자들이 밝은 곳, 돈이 모이는 곳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안타까운 현실이다.

 

세상에 알려야 될 문제는 보지 못하고 스스로의 시각안에서 알리고 싶은 이야기만 찾아 돌아다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것들 말하고 있다. 저자의 기자수첩을 통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밝혀야 될 문제를, 그리고 누구나 겪을 수도 있고, 겪었을 지도 모르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이다.

 

정희상 기자의 취재스타일이나 보도 스타일이 교본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 수준으로도 따라가지 못하는 수많은 기사와 이를 생산해내는 기자들은 꼭 읽어봐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잘났다고 생각되는 대한민국의 어두운 그늘을 알고자 하는 사람들도 말이다.

 

책에서 간혹 나오는 이름들로 당혹스러움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민주화의 대표성을 지닌 이들이라 생각되는 사람들이 거꾸로 그 민주적인 모습을 부정하는 내용이 종종 보이기 때문이다.

 

진실은 받아들이기 힘들고 괴로운 법이지만, 진실을 모른 채로 살아가는 것은 더욱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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