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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말을 하고 싶고 화도 내고 싶다. 어이도 없었지만, 한편으론 아예 기를 꺾어버리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다. 그러나 경기는 끝났고, 우리는 16강에 탈락했다.

 

경기를 보면서 태극전사들 모두 잘 뛰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최진철이라는, 나이로는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인 대한민국 수비수가 보였다.

 

2002년 우리는 홍명보라는 걸출한 수비수를 보고 든든해 했다. 뚫려도 그가 버티고 있으면 뭔가 믿음이 갔다. 그에게 공이 가면, 웬지 풀릴 것 같았고, 골이 안 들어가도 그가 중거리 슛을 날리면, 그때부터 우리 대표팀의 게임이 시작되는 줄 알았다.

 

2006년을 준비하면서 우리는 늘 수비를 불안해했고, 급기야는 코치로 물러나 있는 홍명보를 현역으로 다시 뛰게 하라는 목소리도 높아져 갔다. 어쩌면 우리는 수비 불안을 걱정했던 것이 아니라, 팀의 중심이 없음을 걱정했던 것이다. 박지성이나 이영표와 같은 해외파 선수들은 기량으로 믿음을 줄지 모르지만, 정신적으로 무장을 시키기에는 약했다. 흔들리지 않는 맏형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 와중에 난 최진철을 봤다. 그리고 이번 스위스 전에 그는 그 어려운 맏형의 몫을 해내고 있으며, 해냈다는 것을 보여줬다.

 

대표팀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체력이 떨어졌다는 비판도 받았던 그였다. 여타 선수들처럼 화려한 언론플레이를 하거나, 요타 크게 주목을 받을 행동을 하지도 못했다. 그러나 나에게만 그렇게 비춰졌는지 모르지만, 그는 날아오르려는 후배들에게 디딜 수 있는 어깨를 빌려줬다.

 

2002년 홍명보가 후배들을 이끌어 주는 존재였다면, 최진철은 후배들의 뒤에서 밀어주는 버팀목이였다. 6월의 붉은 함성은 막을 내렸지만, 최진철의 붉은 피는 끝까지 기억될 것이라 생각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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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 언론담당 고문인 댄 바틀렛이 "우리는 정확히 무슨 유형의 미사일이 발사될지 모른다. 위성을 지구 궤도로 쏘려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미 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고 한다.

 

이것은 말이라고 하는지.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한미 정부가 움직이는 것을 보면, 진짜 '위험한 존재'는 북한이 아니라 이들같다.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대처를 하고 언론에 발표를 하는 것이 아닌 '추측'과 과거에 대한 감정으로만 사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마치 의사가 병도 모르고 일단 자신의 상식이나 경험으로만 주사를 놓고 병을 치료하려는 모습과 같다.

 

테러를 저질렀던 국가는 분명 다시 테러를 저질를 가능성은 높지만, 반드시 이후에도 테러를 저질를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 대비를 하고, 늘 촉각을 세우는 모습은 분명 '테러를 저질렀던' 국가에 대한 올바른 자세이지만, 정확한 사태판단없이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주변 국가들을 긴장시키는 모습은 '또 테러를 저질를 것이라는' 어설픈 과거의 추측에 의해 빚어지는 촌극일 뿐이다.

 

미국이 자신들이 그간 다른 국가들의 전복을 도와주며 암암리에 수십 수백만명의 민간학살을 방조한 것까지 여기서 거론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늘 자신들만 옳고 다른 국가는 자신들의 기준과 경험에서 '옳다 그르다'를 판단하는 모습은 결국은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짓이다.

 

또한 여기에 부화뇌동하는 국내 언론매체들과 정치인들 역시 어이없다.

 

언론의 생명은 뭔가. 정보이고 사실이다. 그 정보가 추측성이라면, 쓰지 말아야 하고 더 알아봐야 한다. 그런데도 아직도 "~인 것 같다" "~로 보고 파악중이다"라는 기사를 남발한다. 그것도 외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서 말이다.

 

대한민국에 있는 정보기관, 언론 등은 모두 눈 뜬 장님인가.

 

한반도에 번지는 병을 다른 국가들이 주사놓고, 치료하게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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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싸이질'로 불리는 개인 블로그 활동이 온라인 시대의 인간관계 맺기와 자기 표현의 중요한 한 수단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창원대 사회학과 윤명희 박사는 15일 전북대에서 열린 전국사회학대회 정보사회 패널에서 흔히 '블로그'로 불리는 온라인 1인 커뮤니티의 양상을 활동형ㆍ은둔형ㆍ파괴형ㆍ대안형의 4가지로 분류하고 특성을 분석해 눈길을 끈다.

 

윤 박사의 논문 '1인 커뮤니티의 사회적 분열: 블로그의 유형분석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한국사회의 블로그 현상은 블로그의 일반적 양상과 구별되는 독특한 측면이 상당수 존재한다.

 

우선 한국사회에서 유독 선풍적인 인기를 끈 '미니홈피'의 경우 개인 미디어라기보다는 지인관리 및 자기표현이라는 사적 측면에 주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인맥 관리에 주된 초점을 두는 미니홈피의 독특한 시스템 운영과 문화적 측면은 웹 공간에 작용하고 있는 한국식 관계 맺기의 문화를 보여준다"고 진단했다.

 

흔히 '1인 미디어'의 관점에서 논의돼 온 블로그도 한국사회의 독특한 관계중심 문화로 인해 일반적 블로그현상과 구분되는 특징적 양상을 지닌다. 서구의 블로그가 기존의 제도화된 미디어에 대한 '대안적 개인미디어'의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한국사회에서 블로그나 미니홈피는 '커뮤니티적 속성'을 상대적으로 강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

 

또한 한국의 블로그는 일종의 스크랩 기능이 강해서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는 전형적인 블로그문화와는 거리가 있다. 따라서 윤 박사는 "개인 중심의 네트워킹과 상호작용적 관계문화가 존재하는 블로그나 미니홈피를 1인 저널리즘 차원에서 규정하는 것은 일면적"이라면서 "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과 연관된 1인 커뮤니티의 구체적인 특성에 대한 분석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논문에서 분류된 블로그의 4가지 양상과 그 특성을 짚어본다.

 

▲활동형 블로그

 

블로그를 개인 매체 및 출판도구로 정의하는 유형이다. 그러나 활동형 블로거는 블로그를 1인 미디어나 1인 저널리즘으로 정의하기 보다는 개인의 기록과 상호작용을 위한 매체 도구로 이용한다.

 

활동적 블로거들은 단절된 개인의 공간에 정주하지 않고, 이들은 자발적 블로그 행사를 매년 주도하기도 한다. 이들은 시장 지배의 전면화에 대해 회의적이며, 온라인 공간의 일상화가 자본의 독점을 막고 시장을 보다 합리화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한다.

 

▲은둔형 블로그

 

은둔형의 1인 커뮤니티는 사적 취향이나 고립된 관계망에 기초한 유형이다. 은둔형 블로거는 자기만의 사적인 공간으로 은둔하거나 외부와 완전히 고립된 공간에서 활동하는 개인들로, 비공개형ㆍ문화적 선택으로서 고립형, 자멸적 은둔형까지 다양한 형태를 띤다.

 

이들 블로그에서는 맥락 없이 이해하기 힘든 자신만의 표현들이 두드러진다. 평소에는 쉽게 할 수 없는 감정들을 배출하는 통로의 기능을 하기도 하며 잘 아는 지인이나 이웃과의 소통을 제외하고는 덧글 같은 활동적인 블로깅 활동은 거의 없는 편. 그러나 이들은 개인적 취미와 같은 관심영역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변한다.

 

실제로 비공개 혹은 은둔적 경향을 가진 이용자들 가운데는 독서나 음악, 영화 같은 방면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실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은둔적 경향이 웹상에서 특정 소수에게만 나타나는 일탈적ㆍ병리적 현상은 아니라는 것. 윤 박사는 이러한 특징이 "일종의 문화적 경향"이라고 지적한다.

 

이들은 대인 기피로 인한 커뮤니케이션의 단절과 함께 자신에 대한 패배감, 일상적 무기력을 표현하기도 하며, 따라서 이들에게 웹은 소통의 매체가 아니라 자신으로의 은둔을 위한 장소이다.

 

▲파괴형 블로그

 

블로그를 통해 공적ㆍ사회적 이슈에 대한 일방적인 주장이나 극단화된 집단적 행동을 표출하는 유형. 블로그와 미니홈피에서 악성댓글을 다는 등 '홈피 테러'를 벌이기도 한다.

 

극단적 경향의 온라인 1인 커뮤니티들은 대부분 반공주의, 맹신적 성장주의, 성차별 이데올로기 등 오프라인의 해묵은 논리를 일방적으로 반복재생산하는 경향도 보인다.

 

이들 블로그들은 대부분 일상적인 기록이나 자기표현보다 사회적 이슈에 대한 비약적인 주장들 위주의 콘텐츠로 구성된 것도 특징이다. 일방적인 주장만이 난무하는 가운데 덧글 같은 소통 기능은 무화되며, 덧글에 나타난 반응들도 일방적인 긍정이나 감정적 대응 혹은 냉소적 비난이 주를 이룬다. 개인들의 상호적 소통이 끼어들 여지가 없는 것이다.

 

▲대안형 블로그

 

공적인 이슈에 대한 집단적인 연대와 실천을 지향하는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가입형 블로그 사이트는 포털기업의 상업적 전략에 따라 광고나 쇼핑 관련 정보가 우선적으로 배치된다.

 

이런 블로그의 상업화에 따른 우려와 불편함은 상업성이 덜하거나 대안적 블로그에 대한 모색으로 연결된다. 거대포털 블로그를 벗어나 블로그 전문 사이트를 이용하는 블로거들의 경우, 전문성과 무광고를 대안적 블로그를 사용하는 주된 이유로 꼽고 있다.

 

이들은 기존 상업적 포털을 벗어나 대안적이고 사회적인 블로그 커뮤니티를 지향한다. 상업포털의 가입형 홈피나 상업적 블로그에 비해 이미지나 사진의 비중보다는 글 중심의 콘텐츠와 블로거 자신들이 직접 생성한 내용으로 구성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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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영화 '피아니스트'. 2002년도에 제작되었으니, 영화 제작속도가 빨라진 지금 이런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어찌보면 '오래된' 이야기를 하는 것일런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연히 다시 보게 된 이 영화는 여전히 힘이 있었고, 삶이 있었다.

 

영화 피아니스트

 

내용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활동하던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에드리언 브로디)의 이야기다. 제 2차 세계대전중에 스필만이 허기와 추위, 고독과 공포속에서 삶의 끈을 끝까지 놓지 않으며, 결국은 그의 선율을 전쟁이 끝난 후에도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게 된다.

 

영화 전체의 줄거리와 그에 따른 개개의 감정은 이야기하기 어렵다. 지루할 수도 있겠고, 전쟁과 삶, 죽음 등에 대한 개개의 실체에 대해 직간접적으로 느끼지 못한 이들에게는 지루한 하나의 드라마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화속에서 나오는 피아노의 울림은 다르다. 난 피아노의 선율이 아름다운 것은 인정하지만, 각각의 곡들에 대해 감흥을 쉽게 받지 못한다.

 

어떤 상황에서 내 감정에 부합된 곡이 울려나오면, 그때그때마다 그 곡에 심취될 뿐이다. 물론 다시 그 곡을 구해서 듣는다고 해도 그 심취된 느낌을 다시 가지지는 못하곤 한다.

 

음악은 상황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인과 헤어질 때, 길거리에서 들은 음악은 평생 가슴을 저미게 만든다. 어떤 일을 성공시켰을 때 우연히 라디오에서 듣게되는 음악은 힘들때마다 버팀목 역할을 해준다. 바다에 가서 푸르름과 광대함에 넋을 잃는 순간 귀에 들려오는 음악은 늘 설레게 만든다.

 

이런 면에서 스필만이 영화 후반에서 독일장교앞에서 보여준 연주는 '삶'이라는 상황과 맞물려 강한 느낌을 줬다. 처음 극장에서 이 영화를 봤을 때, 이 마지막 연주장면은 전율에 가까웠고, 수년이 지나 다시 본 그 장면은 현재의 나를 보게 만들었다.

 

솔직히 화면 자체도 이런 느낌을 강하게 주기위해 인위적으로 설정됐다.

 

폐허가 된 건물속에서 한줄기 달빛이 들어오며, 그 안에서 한 피아니스트가  전쟁속 적 앞에서 생존을 위해 연주를 해야하는 모습. 하지만 눈에 보이는 이 인위적인 연출은 가슴이 설레이고 몸에 떨림을 느끼는 것에 방해가 되지 않았다. (뛰어난 연출과 뛰어난 연기다)

 

그 곡이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극장에서 나올때도 찾아본다고 한 것이 아직도 그대로다.

 

그러나 분명 단언할 수 있는 것은 지금껏 내가 본 피아노 연주중에 '영화 피아니스트'의 그 장면은 단연 가장 아름다운 연주임은 분명하다.

 

살기 위한 연주만큼 절실하고 아름다운 것이 과연 존재할까.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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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가보면 늘 몇개 단을 버젓이 차지하고 있는 소설들이 있다. 아마도 그 중에 으뜸은 분명 나관중의 삼국지일 것이다. 해설본을 비롯한 反삼국지 등등을 고려하면, 굉장한 숫자다.

 

삼국지를 세번이상 읽은 사람과는 대면도 하지말라는 의미있는(?) 말도 있지 않은가.(이 말과 또다른 말도 있다. 젊어서는 삼국지를 여러 번 탐독하는 것이 이득이지만, 나이가 든 사람이 읽으면 능구렁이가 된다는 주장도 있고. 아무튼 그같은 주장을 낳는 다는 자체가 대단하다)

 

내가 삼국지를 처음 본 것은 중학교 2년때일 것이다. 처음 AT컴퓨터를 구입한 뒤 했던 게임이 페르시아 왕자와 삼국지 2편이다. 삼국지 2편은 너무 매력적이라서 공부건 뭐건 만사 때려치고 게임에 열중했다. 지금보면 조잡한 그래픽에 사운드지만 흑백모니터에서 펼쳐지던 그 내용은 너무나도 멋졌다.

 

그래서 산 것이 범우사에서 나온 삼국지였다. 한권 가격이 5천원으로 5권 전질을 한번에 샀으니 당시 중학생으로서는 굉장한 결단이었다. 그리고 게임에 빠진 몇개월동안 그 책도 손에서 놓지를 않았다. - 당연히 학교성적 등의 하락은 같이 이뤄지고. --;; -

 

그 5권중에서도 특히 1,2,3권..도원결의와 삼고초려, 적벽대전내용은 너무 매력있고 화려했다. 나중에 삼국지 1세대가 죽고 2세대들이 나오면서 조금은 시들해졌지만, 아무튼 삼국지는 나오는 인물들의 한마디한마디가 매력적이고 '큰' 느낌이었다.

 

지금도 난 삼국지를 읽는다. 물론 다른 삼국지이다. 황석영선생이 쓴 내용으로 많은 부분이 내가 처음 읽었던 삼국지와는 느낌이 다르다. 허나 기본이 어디 가겠는가? 만일 누가 아이에게 처음 책을 사준다고 해서 추천해달라면 단연 삼국지가 그 순위에 올라가 있을 것이다.

 

아래 사진은 내가 약 13년전 산 삼국지와 같은 내용인데 책값이 두배 (5천원 -> 1만원) 오르면서 표지가 조금 달라졌다. 삼국지의 내용과 평이야 여기서 내가 몇자 끄적인다고 될 내용이 아니다. 그냥 읽어보면 안다. ^^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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