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먼저 말할 것이, 여기서 안타깝게 사망한 김하늘양 아버지를 비판하려고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딸을 위한 마음에 무엇이든 해 주고 싶었던 마음은 이해가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칫 딸이 좋아하는 장원영을 향한 이상한 시선이 존재하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아이돌 팬들에게 이상한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음은 분명하기에 ‘짧은 생각’이었다는 점을 말하고자 함이다.
지난 10일 오후 교내에서 우울증 등을 앓고 있는 40대 교사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김하늘 양이 목숨을 잃었다. 해당 교사는 범행을 자백하면서 2018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아오다가 조기 복직했다고 밝혔다. 교사는 경찰 조사에서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을 생각으로, 맨 마지막에 나가는 아이에게 책을 준다고 말해 시청각실로 불러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1. "장원영 좋아했다" 하늘이 부친의 말
이후 이 여교사에게 살해된 김하늘 양의 아버지는 하늘이가 아이브를, 특히 장원영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아이브 소속사 스타휩 엔터테인먼트는 빈소에 ‘가수 아이브, 삼가 고인의 병복을 빕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근조 화환과 하늘이가 생전에 좋아했던 아이브 포토 카드를 보냈다.
여기까지는 하늘이의 아버지의 마음도 알려졌고, 이에 아이브와 아이브 소속사의 애도 모습도 바람직했다. 그러나 하늘이 아버지가 “하늘이 꿈은 장원영 그 자체였다. 바쁘시겠지만 그낭하다면 하늘이 보러 한번 와달라”라는 말이 커뮤니티에서 ‘장원영이 빈소에 가야한다’는 뉘앙스로 올라오기 시작했고, 조문 여부에 관련해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하늘이 아버지는 한겨레와 인터뷰에서 “생전 하늘이가 좋아한 아이브 장원영씨가 아이를 보러 와주길 부탁한 건, 말 그대로 강요가 아니라 부탁이었다. 아이에게 정말 좋아해 꼭 보고싶어 했던 원영씨를 별이 된 지금이라고 보여주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었다. 그런데 ‘강요’ ‘갑론을박 논란’이란 식의 함부로 쓴 기사들을 보니 정말 더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하늘이 아버지는 부탁이라고 했지만, 현재 상황은 부탁 이상의 요청이었다. 8살짜리 아이가 자신이 믿었던 교사에 의해 죽음을 당한 어처구니없는 상황에서 그 부모의 말은 어느 면으로든 강력한 사회적 힘을 갖는다.
그렇기에 하늘이 아버지가 여당 야당 대표들이 장례식장에 와달라 요청한 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권영세 국민의힘 비대위장이 찾았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이 장례식을 찾았다. 또 이 같은 일의 재발 방지를 위한 ‘하늘이법’ 제정을 호소하자, 교육부와 정치권이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칭 ‘하늘이법’은 정신질환 등으로 교직 수행이 곤란한 교원에게는 일정한 절차를 거쳐 직권휴직 등 필요한 조처를 내릴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으로 한마디로 직무 수행이 어려운 교사는 학생들과 분리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2. 논란으로 바뀐 하늘이 아버지의 말
이런 상황에서 하늘이 아버지가 장원영에게 “하늘이를 한번 보러 와달라”라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한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질지 사람들은 안다. 그러기에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하늘이 아버지가 “강요가 아닌 부탁이었다”라고 말하지만, 강요가 아니더라도 아이브나 장원영, 그리고 소속사에게는 ‘부담’이었을 것이다.
혹자는 “그냥 한번 가면 될 것이지, 연예인이 무슨 엄청난 자리라고 그러냐”라고 말할 수 있다. 이건 연예인의 일정 때문이 아니다.
하늘이 장례식장에 아이브가, 장원영이 갔다고 치자. 아이들은 이때부터 이상한 생각을 한다. ‘나에게 불행이 닥치면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을 움직일 수 있다’라고 말이다. 그게 좋은 쪽은 아닐 것이다. 자칫 극단적 선택 혹은 그에 준하는 행동을 할수 있다. 아니라고? 과거 좋아하는 연예인이 자살하면 이를 따라한 팬들이 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만큼 팬들을 향한 연예인의 영향력은 막강하다.
다시 말하지만, 하늘이 아버지의 발언을 탓하고자함이 아니다. 단지, 현재 상황에서 본인 말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한지를 하늘이 아버지가 알아야 한다. 지금은 하늘이 아버지가 아이브나 장원영, 그리고 정치권에 가볍게 던지는 말조차도 무게를 갖는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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