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지킬앤하이드’는 뮤지컬 자체로서도 뛰어나지만, 주연에 어떤 새로운 인물이 투입될지도 관심사다. 그러면서 ‘조지킬’(조승우) ‘류지킬’(류정한) ‘홍지킬’(홍광호) 등으로 불리며 각각 새로운 매력을 뽐낸다. 이번에 새롭게 ‘지킬앤하이드’에 투입된 배우 김성철 역시 현재 ‘철지킬’로 불리며 기존의 자신의 팬과 ‘지킬앤하이드’ 팬을 흡수하고 있다. 그런데 뭔가 묘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출신은 김성철은 원래 뮤지컬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프로필 상에도 2014년 뮤지컬 ‘사춘기’가 데뷔로 되어 있다. ‘몬테크리스토’ ‘데스노트’ ‘스위니토드’ 등의 뮤지컬 무대에 섰다. 2017년 제1회 한국뮤지컬어워즈 남우신인상을 수상했다.
즉 김성철은 ‘화면 속 배우’가 아니라 ‘무대 위 배우’로 시작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영화로 신인상을 받은 것이 2023년 제28회 춘사국제영화제 신인남우상이니, 무대 위의 상보다 6년이나 늦게 두각을 드러낸 셈이다. 그러나 뮤지컬 무대에서의 존재는 확실히 뮤지컬 팬을 중심으로 한 마니아들에게만 알려진다.
2017년 뮤지컬계에서 신인남우상을 받은 그 해 김성철은 방송에서 갑자기 ‘빵’ 떴다. tvN ‘슬기로운 깜방생활’에서 법자 역을 맡으며 단숨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안정적인 발성과 연기로 ‘저 배우는 누구냐’를 찾게 만들었다. 이후 영화 ‘장사리 : 잊혀진 영웅들’, ‘82년 김지영’ ‘서치아웃’ ‘올빼미’ ‘댓글부대’ 드라마 ‘그해 우리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아스달 연대개’ 등에 출연했고, 특히 유아인 대체로 들어간 ‘지옥’ 시즌2에서 완벽하게 유아인을 지워서 호평을 받았다.
그러다보니 이번 ‘지킬앤하이드’에 김성철이 새로운 지킬로 합류한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연기 잘하는 그 김성철이 뮤지컬 무대에 도전하는데, 바로 지킬을 맡는다고?”라고 의아해할 정도였다. ‘화면 속 배우’를 통해 김성철을 좋아하는 팬들조차 “설마?”라는 반응이었으니 말이다.
‘지킬앤하이드’ 무대에 선 김성철은 잘 하지만 뭔가 묘했다. 혹자는 ‘제2의 조승우’라고 말하는데, 왜 그 말이 나왔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동시에 ‘철지킬’로서 가능성과 아쉬움도 보였다.
우선 조승우와 스타일이 비슷하다. 체격이나 대사를 내뱉는 느낌이 그렇다. 조승우는 무대에서 대사나 노래가 굵고 파괴력 있는 스타일이 아니다. 부드럽고 기교가 있다. 고음을 질러도 천장을 뚫는다기보다는, 천장을 감싸 안는 느낌이다. 대사 전달력도 또렷하지만 강한 힘이 느껴지진 않는다. 그런데 김성철이 그렇다. 이 때문에 김성철의 무대를 본 ‘지킬앤하이드’ 골수팬이라면 초창기 버전을 다시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쉽게 말해 류정한이나 홍광호와 결이 확연히 다르다. 이들은 무게가 있다. 조금 더 비교하면 김성철과 조승우가 이제 막 전문의를 딴 의사라면, 류정한과 홍광호는 교수급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성철은 확실히 ‘지킬앤하이드’ 무대를 위해 자신을 얼마나 바꿨는지가 보였다. 특히 하이드로 변하는 모습이나 ‘대결’ 파트를 부를 때는 ‘제2의 조승우’란 타이틀을 바로 떼어 내더라도 상관없을 듯 싶었다.
물론 아직 더 많은 시간을 해야하고 이후로 ‘지킬앤하이드’ 팬들의 평가는 이어질 것이다. 여전히 어느 한 파트에서, 어느 한 부분에서 아슬아슬하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첫 지킬 도전이라는 무게감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곧 뛰어넘고 ‘청지킬’로 설 수 있으리라 본다.
아 하나더 이날 김성철과 함께 무대에 오른 루시 역의 김환희 역시 새롭게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루시 역의 배우들의 모습을 싹 지웠다. 일면 아이비가 떠오르기도 했지만, 작은 체구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성량은 향후 '지킬앤하이드'에서 지속적인 루시 역을 맡지 않을까라는 기대도 안겼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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