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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6, 386, 397, 297...컴퓨터 CPU 이야기가 아니다. 각각 현재의 나이대와 대학 다닌 시기, 그리고 태어난 시기를 말한다. 40대이면서 80년대 학번을 가지고 60년대 태어난 사람, 그리고 30대이면서 90년대 학번을 가지고 70년대에 태어난 사람. 이런 식이다. 한국사에서 변화의 시기에 한 가운데에 있었고, 지금은 사회의 중심세력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가장 불안함을 느끼는 세대들이기도 하다.

 

80학번부터 99학번까지는 20년 가까운 차이가 나지만, 사실 동질성을 띈다고 해도 과언이다. 학생운동의 태동기부터 쇠퇴기까지를 지칭하며 아날로그 문화가 꽃피웠던 시기부터 지기 시작한 시기까지가 이들의 몫이였다. 컴퓨터가 대중들에게 슬슬 알려지기 시작해 인터넷 초창기까지를 담당해 '느린 인터넷 발달'의 시기를 겪음과 동시에 '인터넷 시대'의 황금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는 뮤지컬 동물원은 이 20년 가까이 차이가 나는 사람들을 한 군데로 묶고 있다. 가수 동물원의 노래들로 말이다.

 

뮤지컬 동물원거리에서’‘널 사랑하겠어등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그룹 동물원의 노래들로만 엮어진 공연이다.

 

줄거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30대 후반의 회사원 철수가 우연히 첫사랑 연희를 만나면서 지금껏 살아온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 기억 속에서 친했던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꿈과 그러한 꿈들을 노래했던 과거가 고단하면서도 혼란스러운 현재와 교차되면서 대학때부터 직장인으로 변한 20년 가까운 시기를 관객들에게 보여준다.

 

스토리만 본다면 너무나 현실적이고 단순한 이야기다. 그러나 이 때문에 관객들은 쉽게 공감하게 된다. 나와 내 주변 사람의 이야기이며 자신들의 기억 속에서 늘 존재했던 추억이기 때문이다.

 

대학 동아리방에서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를 부르는 배우들의 모습에 함께 신나게 박수치고, 주인공 철수가 친구와 씁쓸한 만남 뒤에 부르는 거리에서를 들으며 모두 조용한 침묵 속에 빠지는 이유는 노래와 배우들 때문이라기 보다는 스스로의 삶에 대해 빠져들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꿈을 가진 시기가 있었지만, 현실 앞에서 꿈을 꺾거나 수정해야 했던 철수의 모습에서 자신들을 보았고, 그 꿈을 이어나가고 있는 연희를 보면서 부러움을 느끼며 자신의 삶 역시 무대 위에 올리고 싶다는 생각을 가진 것은 기자 혼자만이 아니였을 것이다.

 

이정열과 함께 이번 공연에 더블캐스팅된 홍경민은 어떤 인터뷰에서 공연을 보고 돌아가는 관객 중 최소한 20명 정도는 소주 한잔 하게 만들겠다는 말을 했다. 아마 충분히 이러한 그의 장담은 이뤄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이 끝나고 불이 켜진 뒤 일어서는 많은 넥타이 부대들의 표정이 자신이 살고 있는 현재형이 아닌 과거형으로 돌아가 있었으니 말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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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시작 시간 10여분이 지나도록 뮤지컬이 시작 못하는 이유가 계속해서 들어오는 관객들 때문이라면 그 누구를 탓하기도 어렵다. 누군가의 소개 때문이든, 어느 프리뷰 기사를 읽고 왔든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주위 사람 신경 쓰지 않고 말하는 모습이 시끄럽다고 느껴지지 않는 이유도 그들과 똑같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뮤지컬 <영웅> vs 영화 <영웅>, 어떤 차이가 있고, 어떻게 봐야할까.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죽이기 몇 해 전부터 죽인 후 사형을 당하기까지의 삶을 그린 뮤지컬 , 그리고 이 뮤지컬을 그대로 스크린에 옮긴 영화 . 그러나 두 작품은 같은 듯 다른 형태로 관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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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이걸

 

1130일부터 대학로 사다리 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마이걸> 공연장 모습이다. 여타 대학로 소극장에 비해서 크다고 느껴지는 그 공연장이 더 들어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가득차 공연 전에 이미 열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불이 꺼지고 세 명의 남자 배우가 한껏 흥을 돋우려고 노래와 춤을 선보이자, 부산했던 관객들은 그제서야 공연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뮤지컬 <마이걸>은 결혼을 준비하는 남녀의 사랑 이야기와 아내의 죽음을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며 딸과의 어색한 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그러면서 암을 숨기며 딸의 결혼식을 준비해가는 아버지의 사랑이 극의 주된 흐름이다. 여기에 절친한 친구를 떠나보내는 눈물 겨운 우정까지 보태진다.

 

 

사실 내용 자체가 신선한 것은 아니다. 부녀간의 갈등이 아버지의 병으로 인해 해결되는 모습, 매일 다투면서도 오랫동안 알고 지냈기에 서로에 대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친구와의 우정 등은 이미 여타 드라마나 연극을 통해서 관객들에게 익숙해진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뮤지컬 마이걸이 관객들의 끊임없는 박수와 호응을 얻는 이유는 웃음과 눈물의 적절한 배치,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과 기억에 남을 만한 음악 등을 꼽을 수 있다. 웃음과 눈물의 조화는 이미 연출을 맡은 김태린이 <해피투게더>나 <미라클>에서 충분히 검증해 보였고, 맹상열 등도 대학로 소극장에서 관객들로 하여금 박수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냈던 배우들이라는 점에서 믿을만한 부분이다.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뮤지컬 요소만 빼면 꽤 괜찮은 영화.

이미 <위대한 쇼맨> 등 해외 뮤지컬 영화에 익숙한 한국 관객들에게 한국말로 진행되는 뮤지컬 영화는 어떻게 보여질까. 아니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했다. 뒤늦게 본 뮤지컬 영화 는 ‘국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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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무엇보다도 공연 내용이 우리의 이야기를 그렸다는 점이 관객들을 동화시키는 주된 요인이 아닐까 싶다.

 

관객 후기를 보면 대부분 공연을 보고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말한다. 공연 자체를 연인끼리 혹은 친구끼리 보러간다는 후기보다는 아버지와 다시 한번 보고싶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한때는 집안의 중심이였지만 점점 가장자리로 밀려나는, 그러면서도 자식을 위해 뭐든 해야 된다는 생각에 늘 사로잡혀 있는 평범한 아버지들의 이야기가 뮤지컬 안에 녹아서 관객들에게 내 이야기라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다.

 

한편으로 공연을 보면서 위태위태하다고 느낀 것은 배우들의 비중이다. 5명이 모두 주연일 수 있는 소극장 뮤지컬 특성상 주·조연을 따지는 것이 도리어 어색한 일일지 모르지만, 뮤지컬 <마이걸>은 극중 중심으로 이루는 우진과 딸 서연보다는 아버지와 학수가 흐름을 비중있게 이끌어 가다 못해 후반부서는 극의 무게가 한쪽으로 기운 느낌마저 들었다.

 

게다가 이정현씨의 경우 지난번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주연했던 <결혼>과는 달리 대사 처리가 불안했다. 전달력이 떨어졌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노래는 도리어 여타 배우들을 압도하는 면을 보였다. 학수역을 맡은 맹상열씨는 여전히 조연 아닌 조연을 맡았다. 조연이면서 배역을 조절하는 역할은 해피투게더와 미라클과 마찬가지로 천상 그가 맡아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도했던 바가 아니라면 아버지와 친구가 춤을 추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친구의 죽음에 대해 애통해하는 학수의 모습에서 눈물을 흘렸다는 내용의 많은 후기는 뮤지컬이 롱런하기 위해 참고해야 될 부분일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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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불이 꺼졌다. 이야기속 이야기가 끝이 난 것이다. 다시 원래의 이야기로 돌아와야 하는데, 관객석에서 끊임없는 박수가 터졌다. 불이 켜지고 이야기는 계속 진행됐다. 그리고 배우들의 마지막 동작이 끝난 후 다시 끊임없는 박수가 터졌다. 일어서기 어려운 소극장이 아니였다면 기립박수도 충분히 가능했을 것이다. 지난 주 연극 '해피투게더' 공연 현장의 모습이다.


연극 내용은 어렵게 돈을 모아 이곳저곳에 기부해 온 치매 걸린 한 할머니의 집에 도둑이 들어와 아들 노릇을 하면서 벌어지는 엉뚱한 일들에 대한 이야기다. 10회 앵콜인 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보다 확실히 웃음의 강도를 줄였다. 어쩌면 지난 공연과 같은 웃음을 기대했다가는 자칫 당황할 수도 있을 정도다. 하지만 2명의 배우가 바뀐 상황에서도 흐름은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그러나 무게 중심을 메시지쪽으로 옮겼다는 연출가의 말은 그다지 신뢰를 얻긴 힘들 듯 싶다. 이미 여러차례 공연에서 보여준 웃음에 대한 기대감때문인지, 관객들은 배우들이 의도한대로 쉽게 이끌려 가지 않았다. 6월 공연에서 보여준 관객들의 훌쩍거림이 이번 공연에서 쉽게 들리지 않았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사실 할머니가 혼절하는 장면, 그리고 이 때문에 두 도둑이 진실을 말하며 속죄하는 장면은 이 공연에서 어쩌면 유일하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씬이다. 그리고 연극을 마무리함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의도는 철저하게 '웃음에 대한 기대'에서 무너져 버린다. 도리어 몇 번 공연을 봤던 이들에게는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 감동과 느낌을 다시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문을 듣고, 평가를 어디선가 읽고 온 이들에게는 오로지 웃음에 대한 기대뿐이다.

 

이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연극은 보러 간 순간, 배우들의 감정선을 따라 움직여주는 것이 제대로 즐기는 것이다. 그들이 웃겨주면 신나게 웃고 울려주면 울어버리면 그만이다. 팔짱끼고 심각하게 있을 필요도 없고, 더불어 웃겨달라 기대치를 높이는 것도 문제다. 해피투게더는 유명세 덕에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관객들이 자칫 줄어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지난 회 공연에서 맹상열씨의 무게감이 너무 강했던 것도 지금의 해피투게더로서는 치명적이다. 달구역을 맡은 배우가 약해서라기보다는 맹상열씨가 너무 강했다. 미라클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분명 중심배우가 아님에도 중심배우로서 극을 이끌어가는 그였다.

 

10회째 앵콜인 해피투게더가 좀 더 즐길 수 있는 분위기가 되려면 좀더 확실하게 관객들이 배우의 감정선을 따라올 수 있도록 해야 하고, 무게를 골고루 나눌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해피투게더는 해피한 연극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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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올가미’ 연극 ‘잘 자요, 엄마’ 등 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에서 이미 그 존재감으로도 빛을 발하는 배우 윤소정. ‘레이디 멕베스’‘이아고와 오셀로’ 등을 통해 인간의 어둡고 강렬한 내면을 해부해서 보인 연출가 한태숙.

 

이 두 거장이 5년만에 연극 '강철'로 5년만에 재회한다.


연극 강철은 남편을 살해해 수감 중인 어머니가 15년만에 면회온 딸과 재회하면서 일어나는 일을 그린 연극으로 원작은 영국 극작가 로나 먼로의 ‘Iron’이다


이 작품은 ''모녀''라는 자칫 진부해질 수 있는 소재를 15년이라는 시간과 교도소라는 공간을 이용해 익숙하지 않지만 괴리감은 느껴지지 않게 풀어나간다.


딸 오지혜와 함께 출연한 ‘잘자요, 엄마(Night Mother)’ 이후 2년여 만에 연극 무대에 서는 윤소정은 이 작품에서 남편을 죽인 뒤 복역하다 성장해 버린 딸(서은경)과 15년 만에 재회해 긴장감 넘치는 모녀 관계를 이끄는 어머니 제이 역할을 맡았다.


딸과 만난 제이는 어색한 분위기와 교도관의 감시 속에서도 과거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서로를 향한 애정을 조금씩 쌓아간다. 반복되는 면회를 통해 엄마가 정당방위라고 확신한 유진은 상소를 하려 하지만, 이때 제이는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았던 충격적인 이야기를 꺼내 놓고 예상치 못했던 진실에 딸 유진은 혼란에 빠지게 된다.


독창적인 시각과 정교하고 세밀한 작품을 선보이는 한국의 대표적 연출가인 한태숙은 작품에 대해 “원작 먼로의 희곡 'Iron'은 동기없는 범죄, 우발적으로 일어난 여성폭력 이라는 사실을 냉정하고 논리적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신랄하게 인간의 구속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간의 분노로 모든 것을 잃은 한 인간의 절망을 통해 이 시대에 시사점을 던져주는 연극 ‘강철’은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12월 15일부터 내년 1월 28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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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을 위해 사내는 남근을 도려내고 수백의 여자는 절개를 맹세하며 일년 삼백 예순날 바늘로 허벅지를 찔렀던 600년전 조선시대 구중궁궐안 은밀한 성에 대한 이야기가 무대에서 펼쳐진다. 플레이팩토리 마방진은 연극'마리화나'를 아리랑소극장에 올린다.

 

세종대왕의 며느리 봉씨가 궁녀와의 동성애로 폐출됐다는 조선왕조실록 내용에 기초한 이번 연극은 세종 재위 시절을 배경으로 왕세자 부부와 내관 용보와 부귀, 궁녀 소쌍과 단지, 석가이 등 일곱 남녀의 얽히고 설킨 욕망과 치정을 대담하게 풀어내고 있다.

 

정치권력적 음모와 암투, 그리고 남성중심적인 이야기들로 이뤄진 지금과의 역사 작품과는 달리 조선시대 여성의 성, 성적 불구자로 취급된 내관, 그리고 동성애에 대해서 이 연극은 과감하게 이야기한다.

 

연극은 조선시대를 말하지만, 동시에 현대를 말하고 있다. 마방진측은 "자신의 색깔을 드러내지 못해 자의반 타의반으로 억압당하고 있는 우리들, 600년전 조선시대와 2006년 지금 현재. 모양만 다를 뿐 다른 것이 하나도 없다"고 강조했다.

 

'락희맨쇼''이발사 박봉구'등을 작품을 선보인 고선웅이 연출한 이번 연극에는 이국호, 이승비, 최현숙, 조영규 등이 출연하며 내달 31일까지 공연된다.

 

-아해소리-

 

참고...

 

<마리화나>는 엄연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작품이다.

 

1) 어느 시대 이야기 -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 이야기.

 

2) 어디서 알았나? - 조선왕조실록(세종 181026)

 

3) 그녀들은 누구인가?

 

봉씨는 조선의 제5대 왕 문종의 세자시절의 두 번째 부인이자, 세종의 며느리였다.

세종은 세자의 첫째 부인 김씨의 질투와 시기심이 문제되어 폐출한 뒤에 두 번째 세자빈으로 명문집의 규수 봉씨를 간택했다. 그런데 봉씨는 나인과 대식(소위, 동성애)을 했다는 사실이 발각되어 폐출 당하게 된다.

 

4) 꼼꼼이 보기

왕조의 여인네들의 우선 사항은 뭐니 뭐니 해도 왕의 승은을 입어 후사를 잇는 것이었다. 다른 궁녀의 임신을 시기했던 봉씨는 어느 날 태기가 있다.’고 얘기했다. 기뻐한 세종은 조용한 거처로 옮길 것을 명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표했다. 그러던 어느 날 봉씨는낙태를 하였다. 단단한 물건이 형체를 이루어 나왔는데, 지금 이불 속에 있다.’고 얘기했다. 물론 이불 속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세종은 정말 이상한 며느리를 얻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 봉씨를 폐출시킬 수밖에 없었던 사건은 이른바 대식(對食)’ 스캔들이었다. 궁궐 안에서 궁녀들의 동성애 풍습은 꽤나 문제가 되었던 모양이다. 세종은 금령을 어기면 곤장 70대를 집행했고, 그래도 능히 금지하지 못하면 곤장 100대를 집행했는데 그제야 그 풍습이 조금 그쳐지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풍습을 막은 곤장 100대의 위력도 세자빈을 막을 수는 없었다. 봉씨는 여종 소쌍을 사랑하여 항상 그 곁을 떠나지 못하게 했다 한다. 이들의 애정행각은 세종의 귀에도 들어가 동숙(同宿)의 증거를 추궁하여 세자빈을 폐출시키고 말았다. 세자빈이 여종과 동숙한 일은 매우 추잡하다 하여 공식적으로 교지에는 너댓 가지 정도가 언급된다. 첫째, 성질이 투기가 많고 대를 이을 자식이 없었다. 둘째, 궁궐에서 술을 마시고 여종들에게 남자를 사모하는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셋째, 중전이 내린 효경과 열녀전 등을 내팽개쳤다. 이상이 공...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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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이 탄탄하거나 흥행한 작품일 경우에 이를 영화화한 작품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워진다. 과거 영화 <태백산맥>이 원작을 살리지 못한 것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아파트가 실패하고, 타짜는 성공하면서 원작과 영화간의 관계를 이제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데스노트> 역시 원작이 흥행만화인 점에서 일단 관객들의 기대가 높아진 상태에서 출발한다. 그러나 치열한 두뇌싸움을 보여주기에는 역시 짧은 시간과 영상미는 부족했다.

 

일본 여배우 다케우치 유코, 자택서 사망…자살일까 타살일까.

일본 여배우 다케우치 유코가 사망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첫 보도가 한국 시간 8시 30분 정도인 것으로 보아 발견된 것도 새벽이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한일 간의 관계를 떠나 괜찮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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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토(후지와라 타츠야 )와 L(마츠야마 켄이치)의 두뇌싸움은 일면 치열해 보이지만, 그 싸움이 어떻게 벌어지며 추론되는지 연결시켜줄 '꺼리'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 "주인공들이 알아서 머리를 굴려서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겠지"라고 편하게 마음먹으면 되겠지만, 그렇게 편하게 생각하기에는 계속 거북함이 남아있다.

 

마지막 L이 과자봉지를 가지고 나오는 장면은 그런 면에서 압권이다. 어떻게 알았을까를 보여주기보다는 두뇌싸움을 보여주기 위한 영화이기 때문에 '알았을 것이다'라는 희한한 주장을 하기 때문이다.

 

 

얼굴과 이름을 모두 알아야 살인을 저지릴 수 있는 상황이 이미 파악이 되었는데도 FBI요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아서 "지하철에 있는 사람들을 모두 죽이겠다"는 협박이 먹힌 것도 의아스러운 장면이다.

 

물론 하나씩 따지면 문제가 없는 영화가 어디 있겠느냐만은 적어도 추리와 두뇌싸움을 기본으로 한다면 일어나는 사건의 연결만큼은 적절해야 한다고 본다.

 

하나 더...이게 과연 초등학생들도 볼 수 있는 영화인가? 요즘 초등학생들이 옛날과 달리 순수성을 잃어가는 시기라고 해도 이 영화에서 '사신'을 제외하고 초등학생들이 쉽게 받아들일 내용은 없을 듯 싶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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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활을 물었을때 나는 허탈한 어깻짓으로 어딘가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했지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엔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 했지 "

 

잔잔한 동물원의 음악을 들으면 여러가지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러나 대부분은 잊어버린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이들의 노래는 현실에 대해 갖가지 고민을 하며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 모두에게 똑같은 ''그리움''''기다림''을 느끼게 한다.

 

오는 121일부터 무대에 올라가는 뮤지컬 ''동물원''20대에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고 느껴봤을 이런 감정을 관객들에게 그대로 전달한다. 어느 공간에 있든 경험했을 법한 젊음과 꿈, 그리고 희망에 관해 무대 위에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평범하고 일상적이지만 또 쉽게 느끼지 못하는 이런 이야기를 동물원과 더불어 뮤지컬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이는 홍경민과 이정열이 들려준다.

 

뮤지컬 ''동물원''은 홍경민과·이정열이 무대에 같이 오른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된 작품이다. 이들의 무대가 기대되는 것은 같은 배역과 같은 동물원의 노래를 하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호소력의 목소리를 가진 홍경민과 따뜻하지만 흡인력있는 음색의 이정열의 무대를 골라보는 재미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동물원이라는 팀의 무게가 주는 기대가 크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들의 노래는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들어봤을 것이고 그 은은함에 한번쯤은 도취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의 포스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공연 내용을 표현한 포스터가 아닌 출연배우 이미지로 차별화된 포스터를 선보이는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포스터는 공연을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 한 장의 사진 혹은 그림으로 공연에 대해 모든 것을 표현하는 작업. 뮤지컬 ''동물원''은 무대 위에 서는 배우 한명 한명을 포스터로 담아 선보였다. 사람과 그리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공연이기에 어쩌연 배우 한명 한명을 내세우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일는지 모른다.

 

이종오가 연출을 맡아 2006년 연말 초대형 뮤지컬들과 맞대결을 자신하고 있는 뮤지컬 ''동물원''121일부터 31일까지 삼성동 백암아트홀에서 관객들을 맞는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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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떠나온 사람과 떠나보낸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늘 무엇으로부터 떠나오고 떠나보냅니다. 그리고 후회합니다. 떠나보내지 않고 지켜야 했던 것과 변하지 않았어야 할 것들에 대해서 말입니다"

 

뒤틀리고 어두우며, 온갖 인간 군상들은 300년 결계가 풀린 천녀의 눈에는 이상한 동양화로 비춰진다. 떠나보내고 떠나오고 떠나려는 준비를 하는 인물들 사이에서 드러나는 모습들은 혼돈이며 우리 사회의 모순이다.

 

극단 인혁의 이상한 동양화는 이런 모습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이야기는 전등사 대웅전 보수 공사 도중 인부들의 실수로 나부상중 하나가 굴러 떨어지며 300년 동안 갇혀 있던 나부상의 결계가 풀리면서 시작된다.

 

40대 증권맨 봉씨는 주가 조작 사건으로 수배자로 전락한 뒤 전등사에 숨어지내는 처지다. 봉씨가 숨어지내는 전등사에 대대적인 문화재 보수공사가 벌어진다. 공사 잡부들 틈에는 태국에서 온 이주노동자 줄리가 끼어있다.

 

보수공사는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맞추려 무리하게 진행되고, 이 와중에 나부상 중 하나가 굴러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난다. 수백 년 동안 대웅전 처마를 이고 있던 나부상의 정령 천녀(踐女)의 결계가 깨지고, 천녀는 전등사의 영물인 잔나비와 함께 자신의 벌을 대신할 대리자를 찾아 서울로 향한다.

 

사채업자들에게 아킬레스를 부상당한 봉씨는 노숙자로 신세가 되고, 줄리 역시 시화의 한 공장에서 일하다 사고를 당한다. 이들 모두는 천녀의 조작으로 엮여 가짜 목사 한백만이 운영하는 사랑의 둥지라는 외국인 노동자 쉼터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데

 

극단은 NArT2006 지원선정작인 ''이상한 동양화''가 블랙코미디라고 말한다. 비극적이지만 우스꽝스러우며, 즐겁게 볼 수 있지만 행복하지는 않다.

 

우리가 겪는 어지러운 세상을 제3자의 눈으로 봐서 그럴지도 모른다. 연극은 즐겁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씁쓸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구는 돈다'' 연출등 활동을 하고 있는 이기도가 연출하며 남우성, 최홍일, 황연희 등이 출연하는 ''이상한 동양화''115일까지 사다리아트센터 네모극장에서 공연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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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극만 보러다니느냐고 영화를 도통 보지 못했다. 오늘 친구 결혼식이 끝난 후 몇몇 친구와 영화관에서 시간되는 대로 보자고 한 편 고른 것이 '라디오 스타'였다. 보고는 싶었지만 선뜻 보지 못한 것이, 안성기와 박중훈의 연기를 오랫동안 봐왔고 웬지 어떤 느낌이 나올지 알 듯 싶어서였다.

 

 

'서울의 봄' 때문에 '한국 현대 이 영화 보면 된다'로 정리.

영화 '서울븨 봄'을 보면서 영화가 현대사를 어떻게 정리했는지 궁금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영화의 흐름대로 보면 현재 국민의힘은 많이 당황스러울 것이다. 국민을 죽이고, 억압하고, 북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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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디오 스타

 

그러나 내가 틀렸다.

 

만일 오늘 내가 있던 자리가 시사회장이였다면 난 주저없이 기립박수를 보냈을 것이다.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의 극장이였다면 눈물도 맘껏 흘리고, 박수 쳐가며 웃었을 것이고, 음악에 맞쳐 몸도 흔들었을 것이다.

 

누군가 2006년 가장 재미있게 본 영화가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주저없이 '라디오 스타'를 꼽을 것이고, 가장 감명있게 본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라디오 스타'를 이야기할 것이고,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라디오 스타'를 꼽을 것이다.

 

 

영화를 보기 전 네티즌들의 평가를 잘 믿지 않는다. 기획사와 홍보사의 알바들이 어느 정도 글을 남기는지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라디오 스타'는 믿게 되었고, 나도 모르게 게시판에 글을 남겼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내내 뮤직비디오와 노브레인의 노래를 들었다.

 

영화 한 편에 웬 호들갑이냐고 물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 만큼의 가치가 있다면 호들갑도 떨만하다.

 

사람마다 보는 눈이 다르기에 '라디오스타'에 대해 "재미없다"는 반응도 있을 수 있다. 난 다양성을 존중하기에 이런 시각에 대해 "뭐 그렇게 볼 수도 있지"라는 대꾸를 해준다. 하지만 '라디오 스타'에게만은 예외를 두고  싶다. "넌 제대로 영화 못 보는구나"라고 대꾸해주고 싶다.

 

안성기와 박중훈를 비롯해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의 연기에 기립박수를 보낸다. 영화에서 나오는 몇몇 부분을 떠오르는 것만으로도 가슴 따뜻하고 눈물이 자연스럽게 고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라디오스타'. 추천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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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깽. 선인장과에 속하는 용설란의 일종으로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특산물로 가시가 많고 독소가 많으며 밧줄과 카펫의 원료로 재배되고 있다. 애니깽. 1904년 멕시코에 노예로 팔려간 조선인들과 그 후예들을 일컫는 말

 

 

불행하기에 행복을 느낀다 - 연극 '해피투게더'

오랫만에 소극장 연극을 봤다. 소극장 연극은 보는 동안은 즐거움을 보고나서는 유쾌함을 느낀다. 내용도 내용이려니와 배우들의 표정 하나하나를 읽을 수 있고, 더불어 숨소리까지 느껴지기

www.neocross.net

 

 

1905441,033명의 조선인들이 멕시코로 가는 영국선박 일포드호에 몸을 싣는다. ''지상천국''. 멕시코 애니깽 농장에 대해 이들이 들은 말이였다. 그러나 한달 반만에 도착한 그곳은 지옥보다 더한 곳이였다. 7등민족으로 대우받으며 하루에 1천개의 애니깽 잎을 따지 않으면 가죽채찍으로 맞아야 했으며 농장주인의 개를 부러워할 만큼 열악환 환경에서 조선인들을 서서히 죽어갔고 애니깽 농장의 거름이 되었다.

 

연출가이자 작가인 고 김상열씨가 1988년 세상에 알린 이 이야기는 당시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안겨주었다. 널리 알려진 하와이 이민이 아닌 ''노예''로서의 멕시코 송출. 가슴 아픈 슬픈 역사는 연극 무대에 올려지면서 알려졌고, 이후에 영화, 뮤지컬로 바뀌면서 끊임없이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리고 18년뒤 애니깽은 다시 무대에 올라 100년전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극은 관객들에게 눈물을 억지로 강요하지 않는다. 역사를 똑바로 알라고 소리치지도 않는다. 그냥 100년전 현실을 차분하고 때론 강렬하게 알려주고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관객석은 이러한 무대위 상황과는 달리 무거운 공기가 흐른다. 눈물 짜는 소리와 더불어 가슴이 답답해져오는 느낌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마지막 외침이 끝난 후, 배우들이 무대 위에 오르자 그 어느 연극보다도 길고 우렁찬 박수가 나왔다.

 

사실 젊은 세대들에게 멕시코 이민역사와 애니깽이란 단어는 익숙치 않은 말이다. 1988년 연극과 1997년 영화로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이 말은 단순히 역사속에서만 존재하는 잊혀진 단어로 남아있다. 그러나 박근형 연출가는 의미를 달리했다.

 

"생각해본다. 2050년 어느 날 우리들의 모습을. 시청 앞에 펄럭이는 이국의 국기에 경례하는 우리들을. 새로 배우고 익혀야 할 낯선 우리들의 모국어를. 다시 또 노예처럼 살아야 할 우리들의 미래를"

 

궁녀역을 맡았던 한보경 김상열연극사랑회 대표 역시 이러한 세태에 대해 "요즘은 싫은 것, 아픈 것은 너무 잘 잊어버린 것 같다"며 지적했다.

 

"단순히 연극으로 보는 ''애니깽''이 아니라 기억해야 할 역사로서 ''애니깽''을 좀더 알아야 할 것 같습니"라며 연극소감을 남긴 한 관객의 평가는 지나쳐 들을 말은 아닐 듯 싶었다.

 

연극 ''애니깽''29일까지 대학로 아룽구지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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