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와 자동차 그리고 이제는 당근에서 아파트 주차장까지 거래되고 있다. 서울을 중심으로 주차난이 심각하긴 하지만, 아파트 주차장 자리까지 거래 대상으로 나온 상황이다. 사실 아파트나 오피스텔 주차장을 거래하는 이들은 안정적인 주차 공간을 위함이다. 비슷한 가격이면 공용주차장보다는 아파트 주차장이 안전하게 공간 확보가 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물론 이는 ‘얌체 주차족’들의 행태도 한몫 했다. 편하게 타고 내리기 위해서 주차선을 물고 두 자리를 차지하는 차량도 너무 많은 상황이고, 심지에 네 자리에 걸쳐 가로로 주차하는 거주민들까지 있다.
주차난의 근본적 문제는 자동차 등록대수의 폭발적 증가와 점점 줄어드는 주차공간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자동차 등록 자료 통계에 따르면 8월 기준 국내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는 2620만2541대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 말보다 약 25만대가 증가한 수치다. 8월 기준 국내 가구수가 2408만 7679가구임을 고려하면 가구당 1대 이상의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는 샘이다. 그런데 이는 단순 계산이다. 자동차가 없는 가구까지 고려하면 사실상 한 집에 2대 수준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차공간은 포화 상태다. K-apt 공동주택 관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6월 기준 국내 입주 단지는 1만8799개, 1147만 5852가구인데 가구당 주차공간은 1.5대에 불과하다. 아파트만 놓고 봐도 이 정도인데 범위를 빌라나 오피스텔 등으로 넓히면 주차 공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당근 거래에서 주차장을 찾는 이들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구축 아파트에 사는 이들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 사실 신축이 아닌 구축의 경우 지상 주차 공간이다 보니, 주차가 쉽지 않다. 여기에 구축 아파트들은 지상이든 지하든 과거에 ‘한 집에 한 대’ 혹은 ‘한 집에 0.8대’ 수준을 예상해 지어졌기에 현재와 같이 2대 수준의 상황에서는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
여기에 아파트 입주민들이 자동차는 없어도 자신의 공간을 주장하는 상황이 맞물린다. 즉 내가 차량은 없어도, 주차장 공간 중 한 대 수준은 자신의 공간이라 인식해 그 자리를 당근에 판매하는 것이다. (정확히는 주차장 출입증을 판매하는 것이다). 월 10~15만원 수준으로 용돈벌이를 하려는 속셈인 것이다.
문제는 타 입주민들이다. 자동차는 없는데, 주차장 출입증을 판매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지만, 외부인이 손쉽게 주차장에 들어왔다는 것, 그래서 출입 관리가 안된다는 것에 대해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사실 이 부분은 조금 호불호가 갈리지만)
그렇다고 외부 차량을 잡아내기도 쉽지 않다. 입주민이 자기 차라고 말하고 신청하고 스티커를 받아 직접 차량에 부착하면, 이를 다른 입주민이 어떻게 알겠는가. 주차 스티커는 입주 사실만 확인하면 되지, 차량 등록증등이 필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향후 한국도 일본처럼 자동차 구매 및 등록이 주차장 확보 여부를 따져서 진행될 수도 있을 듯 싶다.
일본은 자동차를 구매하고 싶어도 주차장이 확보되지 않으면, 구매를 할 수가 없다. 단독 주택인 경우에는 그래도 공간 확보가 원활하지만, 멘션 등은 주차장 자리가 날 때까지 자동차 구매를 뒤로 미룰 수 밖에 없다. (과거 일본에서 주차장 확보를 위해 주택 담을 허문 경우도 봤음) 또, 자동차 크기에 따른 주차 공간이 맞는지도 확인한다.
당근에서 아파트 주차장을 파는 현재 한국 상황을 보면 곧 이와 유사해질 듯 싶긴 하다.
- 아해소리 -
'잡다한 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격의 거인’ 출판사 편집자 박종현 씨는 정말 아내를 살해했을까 (+고댠사 입장) (0) | 2024.11.07 |
---|---|
고령 논란‧후보 교체‧피격 사건…‘극한 대결’ 미국 대선 시기별 정리. (0) | 2024.11.05 |
무리한 끼어들기 금지 위반 신고 방법 및 벌금 (+도로교통법 조항) (0) | 2024.10.31 |
아이폰 통화 녹음 사용 해보니... (+통화 녹음 고지 논란 +법적 의견) (0) | 2024.10.30 |
유튜브 쇼츠 등 콘텐츠 재업로드, 채널과 조회수에 영향 미칠까. (+시간 두고 방치 실험) (0) | 2024.10.29 |
고속도로 교통상황, 3가지 사용해서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 (+장단점) (0) | 2024.10.26 |
선우은숙 언니 성추행 혐의 유영재, 이혼부터 최근 근황까지 정리. (0) | 2024.10.22 |
2003년 대학생 시킨 불법 다단계 업체 참생활 인터내셔널 사건. (+꼬꼬무) (0) | 2024.10.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