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 나의 10대를 함께 한 신해철이 사망했다. 31일 오전 발인을 앞둔 지금, 신해철의 노래를 듣다가 문득 “왜 지금은 이런 노래가 나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노래라는 것은 시대에 따라 다르고, 각자의 경험에 따라 다르게 다가오는 존재다. 내가 이별할 때 카페에서 들었던 노래는 그 어느 노래보다 슬픈 노래이고, 어딘가 합격했을 때 울려 퍼진 노래는 평생 에너지를 주곤 한다. 간혹 아이돌 음악을 폄하하곤 하지만, 그 역시도 누군가에는 힘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는 음악이 되고 있다.
8촌 이내 근친혼 금지 ‘합헌’, 낮은 결혼률‧저출산 시대에 맞나 (with 동성동본의 추억)
오늘 헌법재판소에서 흥미로운 판단이 나왔다. 8촌 이내 근친혼을 금지하는 민법 조항은 합헌이라는 것이다. 다만, 8촌 이내 근친혼을 혼인 무효 사유로 정한 것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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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공감대가 단순히 하나의 기억에 남지 않고, 전체의 공감대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음악이 얼마나 존재할까. 또한 그 존재가 사라진 후에 더더욱 빛을 발하는 노래라면 말이다.
신해철의 노래가 지금 그러하다. 그의 장례식장에 울려 퍼지는 ‘민물장어의 꿈’이 음악차트 상위권을 차지해서가 아니다. 그의 노래 한곡 한곡이 기사를 통해, 블로그 글을 통해, 카페 글을 통해, 댓글을 통해 재해석되고 회자되고 있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실상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신해철의 앨범은 1992년 발매된 ‘91 Myself Tour’ 실황 앨범이다. '50년 후의 내 모습' '아주 오랜 후에야' '나에게 쓰는 편지 & 안녕'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연극 속에서 '재즈카페'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등의 노래를 팬들의 환호성, 떼창과 함께 듣는 맛은 23년이 지난 지금도 짜릿하다.
2014년 곡들을 돌아봤다. 이 중에서 이 노래를 만든 이, 혹은 부른 존재가 이 세상에 사라졌을 때, ‘마왕’ 신해철처럼 계속 기억되는 과정을 거치며 찬사를 받을 노래가 몇이나 있을까.
내가 사라져도 남는 노래들, 칭찬 받는 노래들.......2014년에 노래를 만드는 이들이 ‘음원 수익’을 따지고, ‘방송 몇 바퀴 돌린 후 안되면 내리지 뭐’라는 마인드를 갖고, ‘방송 몇 번 하다가 행사할 팀(노래)이야’라는 말을 내뱉는 상황에서.....신해철의 노래와 같은 상황을 바랄 수 있을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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