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서 공연되고 있는 ‘달콤한 안녕’은 이별의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는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과 동시에 공연 이름처럼 달콤한 이별에의 부러움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달콤한 안녕'은 헤어지는 문제를 고민 중인 두 커플의 이야기다. 신희는 영화 연출부 막내인 애인 진수와 헤어지고 싶지만 마음이 약해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 신희의 친구 강미 역시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위해 유학을 떠날 계획이지만 괴팍한 성격의 애인 태호의 태도 때문에 걱정이다.
'애니깽'이란 말을 아시나요...연극 '애니깽'
애니깽. 선인장과에 속하는 용설란의 일종으로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특산물로 가시가 많고 독소가 많으며 밧줄과 카펫의 원료로 재배되고 있다. 애니깽. 1904년 멕시코에 노예로 팔려간 조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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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는 결혼이라는 틀 보다는 자유롭게 살려고 하는 낙천적 성격의 소유자다. 머릿속에 영화밖에 없는 듯 보이지만 실상 그 모든 꿈은 애인인 신희로 인해 꾸고 있음을 보여준다. 때문에 현실에서는 최악의 조건으로 보이는 진수의 모습이 반대로 여자들이 가장 바라는 이상적 모습으로 비춰진다.
강미의 유학 계획을 받아들이는 대신 수 백 만원의 데이트 비용 등을 갚으라고 하는 태호 역시 초라한 극중 모습과 사랑을 추구하는 이상적 모습이 동시에 나타난다.
공연은 헤어지려 하는 한쪽의 모습과 사랑하기에 헤어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는 다른 한쪽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그려낸다. 동시에 가장 쿨(Cool)하게 헤어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공연 속 인물들은 이별이라는 무거운 주제에 가볍게 접근하지만 가장 이상적인 결론으로 관객들을 이끈다. 이들은 어떻게 보면 이별이라는 자체가 꼭 무겁지만은 않은 추억과 새로운 시작 혹은 스스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절차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동시에 이별은 아름답지만, 이별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아름답다는 것은 은연중에 보여주기도 한다.
공연은 시종 일관 유쾌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별의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는 그다지 유쾌하지만은 않다. 잘못된 이별장면이 나오면 관객들은 코를 훌쩍거리며 울기까지 했다.
사실 이 공연은 내 주변에 이러한 상황에 놓은 사람들을 보여주려 했다. 이 공연을 통해 다시 좋은 관계를 유지했으면 했다.
헤어지는 것은 어렵다. 아는 선배는 단순히 사람과 사람이 헤어지는 것이 아닌 그동안 교감되었던 영혼까지도 헤어지기 때문에 정말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공감한다.
유쾌한 이별....사실 세상에 그런 것은 없다. 유쾌하게 이별을 했다면 거꾸로 그동안 진심으로 사랑을 안했다는 것이다. 물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잊을 수는 있을 것이다.
-아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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