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부터 공연된 연극을 이제야 봤다. 아는 사람으로부터 초대받아서 본 연극 '머쉬멜로우'. 간혹 그 앞을 지날 때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기에 놀라기까지 했다.
'머쉬멜로우'는 그냥 인생이야기이다. 더 정확히 이야기하면 사랑과 인생이야기다. 솔직히 내용은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 너무 평범하고 다소 억지 감동을 주려 노력하는 듯한 뉘앙스마저 느껴진다. 그러나 이 연극을 찾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연극 '임차인'의 배우 오달수를 보다.
한국 영화계 확고한 조연자리를 꿰차려면 이 말은 꼭 들어야 한다. "한국 영화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000가 나오는 영화와 000가 안 나오는 영화" 이 000에 이름 석자 올릴 정도면 이미 주연급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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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참여형' 연극 이것이 강점이다. 물론 대학로에는 많은 '관객 참여형' 연극이 존재한다. 관객들에게 물을 뿌리기도 하고, 관객들의 반응을 보면서 움직이기도 한다. '염쟁이 유씨'처럼 관객이 여러 배역을 맡아 배우를 도와주기도 한다. '머쉬멜로우' 역시 관객들과 이야기를 한다. 그리고 한 명을 배우로 수시로 등장시켜 한 자리를 만들어준다.
그럼 차이점은? 끝까지 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겁지 않게 움직인다는 점이다. 무겁지 않고 계속 웃으면서 나랑 같이 입장한 관객이 나를 웃겨준다는 점이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까운 것은 공연 횟수다.
'머쉬멜로우'는 심한 날은 5번, 평소에도 평일 3회 공연을 한다. 주말에는 난리다. 물론 보고싶어 하는 관객들이 있기에 이같은 공연 횟수도 가능하다. 다른 대학로 소극장에서 보면 부러울 따름이다. 배우들도 더블캐스팅으로 돌린다고 하니 피곤함은 다른 연극에 비해 덜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게 더블캐스팅이라고 해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문제다. 대개 다른 연극의 경우 일 1회 공연이다. 주말에만 2회를 하고 월요일에는 쉰다. 컨디션때문이다. 그리고 그것은 관객들에 대한 일종의 배려다. 또한 동시에 배우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다.
특히 관객 참여형 연극은 배우들의 신경이 더 쓰인다. 반응을 봐야하고 관객들의 참여가 미흡할 경우 자칫 당황스러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머쉬멜로우'는 왠지 이를 벗어나고 있다. 이들에게 페이라도 제대로 지급될는지 모르겠다.
좀 더 멋진 '머쉬멜로우'가 되려면 '많은' 공연보다는 '배려하는' 공연이 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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