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이 “당심과 민심이 저에게 몰리고 있는 결과가 수치로 나타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한 것을 근거로 내세운 것이다.
김기현이 내세운 여론조사는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국민의힘 지지층인 전국 남녀 515명에게 물어본 결과다. 32.5%가 김기현을, 26.9%가 나경원을, 18.5%가 안철수를, 10.4%가 유승민을 차기 당대표로 지지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윤석열이 국정 운영을 잘한다고 응답한 계층에서는 김기현 지지도가 43.3%였다. 나경원은 26.0%다.
물론 이에 대해 나경원 측은 여론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박종희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통상의 여론조사는 언론사가 의뢰하는 모양새를 갖춘다. 그런데 이 조사는 한 선거기획사에서 의뢰한 거로 보인다. 누군가가 나 전 의원을 둘러싼 정치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여론 마사지’가 필요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런 주장이 나오는 이유는 며칠 전까지 나경원이 앞섰기 때문이다. 한길리서치가 쿠키뉴스 의뢰로 전국 1020명을 조사할 당시에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30.7%가 나경원을, 18.8%가 김기현을, 14.6%가 유승민을, 13.9%가 안철수를 지지했다.
여기서 전체조사 대상으로 하면 또 확 바뀐다. 유승민이 33.9%로 가장 높았고, 나경원 15%, 안철수 11.4%, 김기현 8.8%의 순이다.
아무리 조사회사가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18.8%의 김기현이 3일 만에 32.5%가 되었다는 것이 과연 이해 가능한 상황일까. 나경원 측이 반발할 만 하다. 박종희 말대로 ‘여론 마사지’가 들어갔다고 의심할 만 하다.
저 여론조사를 제외하고 보면 전체적으로 지금까지 당심은 나경원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일부에서는 “윤석열이 나경원에게 불만을 갖고 김기현을 확실히 밀어주고 있는 상황”이라며 김기현을 향한 여론조사가 정확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우선 흐름을 보자.
그리고 하나 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전체 대상으로 할 경우에는 유승민이 순식간에 1위에 오른다.
앞서 쿠키뉴스 조사 전 진행한, 지난해 말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에게 물은 결과, 유승민이 24.8%, 안철수 12.0%, 나경원 10.0%, 김기현 4.1% 순으로 나타났다. 물론 여기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 나경원이 20~30%대 중반을 기록하며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유승민이 올라가자,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윤석열과 국민의힘은 바로 당대표 선거 룰을 바꾼다. 민심 반영은 제외하고 당심으로만 100% 선출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12월 중순경 발표한 것으로 누가 봐도 유승민을 떨어뜨리려 하는 것이다. 무려 18년 만에 개정이다.
국민의힘은 민심을 반영한 것은 열린우리당을 따라한 것이다. 2004년도에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때문에 국민적인 심판을 받은 당시 한나라당이 이제 당대표를 뽑을 때도 우리 민심을 반영해야겠다고 해서 50:50으로 고쳤다가 그해 2004년 7월달에 70% 당원, 30% 민심. 그때 확정된 룰이 지금까지도 유지돼 왔었는데 이번에 당원 100%로 당대표를 뽑겠다고 개정했다. 유승민을 저지하기 위해 중도층의 마음따윈 신경 안 쓰기로 한 것이다.
윤석열은 말 잘 듣는 김기현을 당대표로 만들려고 노골적으로 당무에 개입하고 있고, 김기현은 그런 윤석열의 충견이 되기 위해 열심히 윤석열을 팔고 있다. 사실 당심과 민심과 거리가 있는 윤심만을 바라보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딱 한번의 여론조사에 당심과 민심을 언급하고 있다.
3월 당대표 선거때까지는 변수가 많다. 당심이 윤석열을 더욱 지지하고 따르며 김기현을 밀어줄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현재 시점에서는 아니다.
윤심은 김기현이, 당심은 나경원이, 민심은 유승민에게 향한 상황이다. 윤석열이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이미 당대표 선출 개정을 바꾼 것처럼, 어떻게 더 당무 개입을 할 지가 향후 지지율 변화의 포인트일 것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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