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의 인기는 이 한마디로 정리된다. “‘미생’이 PPL을 해도 용서된다”.
‘미생’의 인기는 두 가지다. 직장인들의 삶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는 것. 그러면서도 판타지적인 캐릭터들을 만들어 냈다는 것. 어떻게 듣기에는 너무 상반되는 내용이지만, 이 때문에 인기가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고, 생존의 유혹 앞에서 뭔 일이든 할 것 같은 인간상을 보여준다. “오늘도 잘 살았고, 내일도 잘 살아야겠고 계속 그렇게 살아남아야 한다”는 뉘앙스의 오 차장의 말은 이를 잘 대변한다. 그러면서 장그레나 오 차장, 선 차장 같은 판타지적 캐릭터를 만들어 내어 직장인들을 TV 앞으로 오게 한다. 실상 이 때문에 ‘미생’은 ‘완생’이 되지 못한다. ‘미생’의 판타지적 캐릭터가 현실감 있는 스토리 보다 상위에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 오 차장이나 선 차장, 김 대리 같은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적자생존의 직장에서 이들의 존재가 드라마처럼 부각될까. 미지수긴 하지만, 가능성은 낮다. 이들을 뺀다면, ‘미생’은 현실감만 있는 다큐처럼 느껴질 수 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때문에 ‘미생’은 판타지를 보여준다.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가 잘못됐다며 사무장을 뉴욕 JFK 공항에 내리도록 한 사건은 현실이다. 아무리 많은 월급을 받고, 남들이 좋아하는 직업이라고 칭찬을 해줘도 월급쟁이는 월급쟁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부사장이자 오너의 딸 한 마디면 12시간 동안 뉴욕에 홀로 버려진 후 한국에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비행기의 실질적인 선장인 기장은 이에 대해 못 본체 하면 그만이다. 다른 이를 위해 나서는 오 차장은 없다는 말이다.
뭐 사실 이런 꼴 안 당하려면 직장이 아닌 직업을 가져야 하고, 스스로가 하나의 기업이 되는 수밖에 없다. 그게 사회이니까.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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