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간혹 느꼈지만, 최근에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 권한이 큰 조직 내 윗자리가 할 일도 없고, 또 본인 스스로가 할일이 뭔지 찾지도 못할 경우 조직이 한심해진다.
할일이 없고 권한만 큰 상사는 사실 불안한 자리다. 할일이 없기에 자신이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직접적으로 후배들을 통솔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모르기에 무시당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그때는 자신에게 있는 커다란 권한만 휘두르려 한다. 후배들이 자신을 인정한다는 것을 늘 확인하려 한다. 후배의 권리 빼앗거나, 말도 안되는 일을 시키면서 끊임없이 괴롭힌다.
괴롭힘을 당하기 싫은 후배들이 선택하는 것은 세가지다. 순순히 그냥 시키는 것을 묵묵히 하던지, 해당 상사의 비위를 맞쳐주는 수 밖에 없다. 아미녀 그 조직을 나와야 한다. 물론 셋 다 쉬운 결정은 아니다. 여기에 단순히 그 상사와 일대일의 관계라면 선택은 의외로 쉬워질 수 있지만, 여러 사람이 복잡하게 엮여져 있다면 그 선택에 변수가 너무 많이 존재한다.
문제는 이게 조직의 흥망까지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권한은 있되, 능력도 할일도 없는 상사의 비위 맞추기에 에너지를 소모한 조직원이 그 조직에 충실할리가 없다. 연이은 회의감만 생길 뿐이다. 묵묵히 일하는 사람조차도 마찬가지다. 실제 필요한 일 대신, 괴롭힘 당하기 싫어 그냥 효율적이지도 않은 일을 한다. 나가는 사람은? 그 사람이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라면 어떨 것인가. 이는 사실 흥망에 더 영향을 미친다. 조직에 필요한 사람이 기껏 할일없는 상사의 비위때문에 나간다면, 그 조직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물론 할일 없고 권한만 큰 상사가 긍정적으로 가는 조직도 있다. 할일이 없기에 창의적으로 연결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보기 힘들다. 이미 권력을 맛 본 이들이 이를 벗어나려는 행위를 하기는 힘들다.
회사를 이끈다면 밑의 사람의 말을 듣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밑의 밑의 밑의 사람 말을 잘 들어야 하지 않을까. 그 중간에서 어떤 이간질이 오갈지는 낮은 곳에서 봐야하기 때문이다.
- 아해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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