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생’이 판타지라면, 대한항공 ‘땅콩 회항’은 현실이다
tvN 드라마 ‘미생’의 인기는 이 한마디로 정리 된다. “‘미생’이 그 어떤 PPL을 해도 용서된다”. 그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가운데 ‘미생’을 본 이들을 허탈하게 만드는, 혹은 격하게 공감하게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대한항공 조현아가 비행기를 본인 멋대로 회황 시킨 것이다.
100만원 뜯고, 김밥셔틀 시키고, 뺨 때린 대형 우리은행 부장 갑질 사건
은행원 남편이 지점 부장으로부터 다양한 ‘갑질’을 당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글이 온라인상에 올라왔다. 해당 은행은 바로 우리은행 모 지점이라는 것이 네티즌들에게 밝혀졌다. 5일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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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생 이야기
‘미생’의 인기는 두 가지다. 직장인들의 삶을 현실감 있게 그렸다는 것. 그러면서도 판타지적인 캐릭터들을 만들어 냈다는 것. 어떻게 듣기에는 너무 상반되는 내용이지만, 이 때문에 인기가 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이고, 생존의 유혹 앞에서 뭔 일이든 할 것 같은 인간상을 보여준다. “오늘도 잘 살았고, 내일도 잘 살아야겠고 계속 그렇게 살아남아야 한다”는 뉘앙스의 오 차장의 말은 이를 잘 대변한다. 그러면서 장그레나 오 차장, 선 차장 같은 판타지적 캐릭터를 만들어 내어 직장인들을 TV 앞으로 오게 한다. 실상 이 때문에 ‘미생’은 ‘완생’이 되지 못한다. ‘미생’의 판타지적 캐릭터가 현실감 있는 스토리보다 상위에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 오 차장이나 선 차장, 김 대리 같은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적자생존의 직장에서 이들의 존재가 드라마처럼 부각될까. 미지수긴 하지만, 가능성은 낮다. 이들을 뺀다면, ‘미생’은 현실감만 있는 다큐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생’은 판타지를 보여준다.
2. 조현아 이야기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서비스가 잘못됐다며 박창진 사무장을 뉴욕 JFK 공항에 내리도록 한 사건은 현실이다.
아무리 많은 월급을 받고, 남들이 좋아하는 직업이라고 칭찬을 해줘도 월급쟁이는 월급쟁이라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부사장이자 오너의 딸 한 마디면 12시간 동안 뉴욕에 홀로 버려진 후 한국에 올 수 있다는 것이다. 비행기의 실질적인 선장인 기장은 이에 대해 못 본체 하면 그만이다. 다른 이를 위해 나서는 오 차장은 없다는 말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조현아와 박창진의 주장은 조금 달랐다. 그러나 같이 일등석에 탄 제 3자인 한 승객이 조현아가 고성을 지르고 승무원의 어깨를 밀치고 서류철을 던졌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무릎을 꿇은 채 매뉴얼을 찾는 승무원을 조현아가 일으켜 세워 약 3m를 밀었다는 것이다. 3m를.
사람들은 말한다. 이런 꼴 안 당하려면 직장이 아닌 직업을 가져야 하고, 스스로 하나의 기업이 되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게 사회라고. 그러나 사실 이 말은 이상하다. 우리는 기업에서 일할 때 내 인격까지 그 기업에 맡긴 것이 아니다. 나는 그 기업이 필요한 일을 해주고, 월급을 받는 것이다. 상호 계약 관계라는 것이다.
물론 비현실적이라고 말할 것이다. 저런 상황에서 어떤 승무원이 조현아에게 “내 인격을 무시하지 말라”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바뀌어야 하는 것도 현실이다.
- 아해소리 -